필라테스 강사로 일하면서 고관절에서 뚝뚝 소리가 난다는 회원을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. 그 소리가 단순한 관절 소음인지, 아니면 근육 기능에 문제가 생긴 신호인지를 두고 "그냥 생리적인 소리 아닌가요?" 하고 넘기시는 분들이 많은데, 제 경험상 이건 절대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. 특히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긴 사무직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.

장요근 기능 저하, 왜 고관절에서 뚝 소리가 날까
고관절에서 뚝 소리가 나는 원인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근육이 바로 장요근입니다. 장요근이란 허리뼈와 골반 안쪽에서 시작해 허벅지 뼈 안쪽까지 연결되는 고관절 굴곡의 핵심 근육으로, 쉽게 말해 다리를 들어 올릴 때 가장 먼저 일하는 근육입니다. 그런데 이때 장요근이 가장 먼저 일하지 못하면, 장요근을 대신해서 다른 근육들이 다리를 들어 올릴 때 과하게 쓰이게 됩니다. 그러면 과하게 쓰인 다른 근육들은 고관절이 관절 중심에서 부드럽게 구르고 미끌리는 움직이지 못하고 경로이탈을 하면서 움직이게 되다 보니 고관절에서 뚝 소리도 나고 고관절이 찝혀서 불편하고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.
그런데 이 상태로 고관절을 방치해두면, 허리나 무릎에도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. 장요근 기능이 저하되면 고관절의 움직임이 정상적이지 못하게 되고, 고관절 위에 있는 허리와 고관절 아래에 있는 무릎의 움직임에도 안 좋은 영향이 가기 때문입니다. 그렇기 때문에 고관절에서 뚝 소리가 날 때 통증이 없다고 방치하면 안 되며, 통증이 없을 때부터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관리해줘야 합니다.
문제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 있습니다. 하루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보내면 장요근은 짧아진 상태로 굳어지고, 기능 자체가 저하됩니다. 이렇게 되면 고관절을 굴곡할 때 대퇴골이 관절 안에서 부드럽게 움직이지 못하고, 어느 지점에서 걸렸다가 퉁 하고 튕겨지는 현상이 반복됩니다. 이것이 우리가 흔히 듣는 뚝 소리의 정체입니다. 그렇기 때문에 고관절에서 뚝 소리가 난다면 먼저 장요근부터 체크해야 합니다.
대퇴근막장근과 장경인대, 왜 풀어줘야할까
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. 장요근만 보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,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. 장요근이 제대로 일하지 못하면 그 역할을 대신하려는 근육들이 과부하 상태가 됩니다. 대표적인 것이 대퇴근막장근과 장경인대입니다. 대퇴근막장근이란 골반 바깥쪽에서 시작해 무릎 바깥쪽까지 내려오는 근육으로, 장경인대와 연결되어 고관절의 보조 굴곡 역할을 합니다. 장요근이 약해질수록 이 근육들이 과하게 사용되고, 결과적으로 고관절 바깥쪽 긴장과 무릎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.
실제로 제가 담당했던 회원 중에 제왕절개로 두 번 출산하고 사무직으로 일하시던 분이 계셨는데, 처음 오셨을 때 고관절이 찝힐 때마다 주먹으로 고관절을 두드리면서 일상을 보내고 계셨습니다. 확인해 보니 장요근 기능이 상당히 저하되어 있었고, 대퇴근막장근과 장경인대도 심하게 긴장되어 있었습니다. 이 회원분처럼 오래 앉아 생활하면서 허리 통증까지 동반된 경우라면, 고관절 문제를 단순히 한 근육의 문제로만 보면 해결이 어렵습니다. 먼저 장요근의 기능 저하부터 체크한 다음, 대퇴근막장근과 장경인대도 폼롤러 마사지로 풀어서 장요근의 기능을 다시 활성화시켜야 합니다.
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이상 앉아 있는 성인은 고관절 굴곡근 단축 및 기능 저하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(출처: 국립재활원).
고관절 강화, 순서가 중요합니다
장요근을 회복시키려면 순서가 있습니다. 제가 직접 회원들에게 적용해 보면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.
- 먼저 대퇴사두근을 폼롤러로 이완합니다. 대퇴사두근이란 허벅지 앞쪽의 네 개 근육 묶음으로, 장요근이 약해지면 이 근육이 고관절 굴곡을 대신하며 과긴장 상태가 됩니다.
- 다음으로 대퇴근막장근과 장경인대를 폼롤러로 마사지합니다. 허벅지 바깥쪽을 따라 천천히 롤링하면 되는데, 처음엔 꽤 아픕니다. 이게 그만큼 긴장이 쌓여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.
- 내전근 이완 스트레칭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. 내전근이란 허벅지 안쪽 근육군으로, 장요근의 협력근 역할을 합니다. 장요근이 제 역할을 못하면 내전근이 보상적으로 과활성화되어 무릎 안쪽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.
- 이완이 어느 정도 되고 나면 장요근 리셋 운동과 활성화 운동을 진행합니다.
일반적으로 장요근과 대퇴사두근만 풀어주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, 제 경험상 대퇴근막장근과 내전근을 함께 이완해주지 않으면 효과가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. 앞서 말씀드린 회원분도 이 네 가지를 함께 진행했을 때 비로소 고관절 찝힘이 눈에 띄게 줄었고, 회원님 스스로 "요즘 주먹으로 안 치게 됐어요"라고 먼저 말씀하셨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.
또한 장요근 기능을 회복할 때 횡격막 호흡을 함께 적용하면 효과가 더 큽니다. 횡격막 호흡이란 배를 팽창시키며 숨을 깊게 들이마셔 횡격막을 충분히 내리는 호흡법으로, 복압을 적절히 높여 장요근이 안정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. 연구에 따르면 복압 조절과 장요근 활성화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, 호흡 훈련이 고관절 안정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(출처: 대한재활의학회).
고관절 소리가 오래됐다고 해서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된 건 아닙니다. 다만 장요근 하나만 보지 말고, 함께 무너진 대퇴근막장근, 장경인대, 내전근까지 같이 풀어줘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. 당장 폼롤러 하나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. 고관절이 편해지면 허리 통증도 덩달아 완화되는 경우가 많으니, 지금 뚝 소리가 난다면 오늘부터 한 가지씩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.
이 글은 필라테스 강사로서의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,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.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하다면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.